케빈치킨 [937105]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4-11 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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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세대 논술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팁 (상경계/장문)

게시글 주소: https://tcgjztg.orbi.kr/00029292702

안녕하세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매우 심심해져서 글이라도 써보려고 이 사이트를 방문해봤습니다.

사실, 한국입시에 대해 잘 모르기에 오르비라는 곳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연세대 논술을 최초합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해서 왔습니다..





0. 필자는..



 필자는 외국입시를 준비하면서 혹시나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수능 최저가 없는 연대논술 시험을 신청해놓았던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학원이나 기출 등을 풀어본 경험이 없고 논술 시험의 채점 기준에 대해서도 모르며, 논술에 대해 공부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논술에 관해 쓰는 글은 저의 지극히 좁은 시각에서 쓴 글이고 매우 주관적이며, 따라서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필자는 01년생이며 모의고사 국영수 기준 1~2 이내였음을 밝힙니다.)






1. 연대논술을 준비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누가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가? 특히 어느 정도의 베이스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럴 때 저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란 길고 어려운 지문을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머릿 속으로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아, 가장 객관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영어 지문을 읽을 수 있나? 라는 물음에는 수능 2등급 정도의 성적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국어 비문학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경계는 수학이 필요하기에 수학 실력도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논술 기준에서 가장 논술과 비슷한 수능 공부는 비문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모의고사에서 비문학에 두각을 나타내셨던 분들, 또는 그러한 글을 읽는 것이 흥미가 있는 분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어가 n등급인데~", "수학이 n등급이라서~"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런 질문을 하기 전에 기출을 한 번 풀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0~100 : 1 정도의 논술 경쟁률이 가진 의미를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논술은 정말 누구나 지원해보는 시험이며, 따라서 허수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그런 허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고민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때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발 대학에 아까운 돈을 기부하지 맙시다.)







2. 필자의 연대 논술 경험 (상경계 한정)



 제가 응시했던 2020년도 연대 상경계 논술은 영어 지문과 수리 논술이 포함된 논술이었습니다. 연대 논술이 영어 지문이 원래 없었던 것인지, 또 수학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체 모르고 이번 논술에 대해서만 매우 간단히 평하자면, 국어 지문은 적당히 어려운 수준이었고 영어는 수능 약간 어려운 난이도 정도의 지문이었으며, 수학 지문은 생각을 약간 해본다면 결론으로 다가갈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한다면 '연대 논술이 풀만하다는 난이도였다는거냐?'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 냉정히 말한다면 그건 아닙니다. 각각 지문을 읽는 건 괜찮지만 그 긴 지문을 모두 읽고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전혀 쉽지 않은 난이도였던 것 같습니다.




2-1. 어떻게 시작했는지



 제 기억상으로는 연대 논술 시험장에서는 시험지 1장, 빈 종이 1장, 그리고 답안지 1장이 배부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한 시간은 2시간이구요.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논술 팁들을 보면 '논술 시험지를 받고 나서, 지문을 쭉 읽는 사람은 합격할 수 없다.'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반은 맞는 이유는 논술 시험지를 받으면 당연히 문제부터 읽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긴 지문이 도대체 어떤 문제를 내기 위해 출제된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반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저는 그냥 거기 있는 지문을 자세히 모두 읽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제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지문을 다 읽지도 않고 어떻게 답을 논술하느냐?라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습니다. 그러고나니 약 40분 정도 걸린 것 같았습니다.




2-2. 풀어나가는 과정



 지문을 모두 읽고 나서 저는 각각의 지문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은 이하와 같습니다.



1. 문제가 물어보는 내용에 맞추어

2. 다른 지문들과의 연관성에 따라

3. 서로 대조되는 내용이나 반대로 각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는지



 대충 이러한 3가지의 근거를 바탕으로 지문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아 영어 지문도 어차피 답은 한국어로 써야하는 것이니, 한글로 정리했습니다.



 제 기억 상으로 이번 연대 상경계 논술은 가짜 소문의 발생과 확산에 관한 것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니 이 시험을 예시로 어떻게 정리했는지 설명해보자면, 각각의 지문의 의도를 먼저 파악했습니다. 1번 문제가 '소문들의 발생, 확산에 대해 몇 가지의 지문의 논지를 비교하라.'라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서 바로 문제가 물어보는 내용이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왜 서로 다른 의도를 가진 지문들을 비교하라고 하는 것이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쉽고 간단히 예를 들어 말하면, 



(가)지문과 (다)지문은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지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 지문은 소문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말하는 것인가? 아, 그러면 각각의 논지를 비교하라는 것은 (나)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어떻게든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가짜 소문을 (가)는 이런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다)는 이런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평가하는구나. 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것을 각 지문의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까요.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은 지문들 속에서 각각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술에 완벽한 답은 없겠지만, 합격자를 뽑아야 하는 시험에서 문제를 내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자고 생각합시다. 어떻게든 모범 답안을 만들어야 하므로, 질문자가 내는 질문에 맞는 지문, 또 지문에 맞는 질문을 낼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됩니다.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문제를 보면 답이 보인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논지 비교 문제를 서술해낸다면, 그 다음은 아마 추가적인 지문과 관련된 문제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별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같은 논리로 추가 지문도 출제자의 의도가 담긴 글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읽고, 지문을 읽고, 먼저 글을 써나가기 보다는, 도대체 왜 출제자가 이 지문을 수록했을까?, 그리고 추가 지문은 문제에서 제시한 다른 지문들과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빈 종이에 그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림을 그리든, 기호로 표현하든, 짧은 글로 지문 각각의 방향성을 표시하든, 머리 속에서 정리를 마친 다음에 글을 쓰라는 것입니다. 머리에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손으로 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응시한 것이 꽤 지났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제 기억 속으로 제가 문제를 풀이해나갔던 과정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1. 먼저 문제를 읽는다.

2. 각각의 지문의 내용을 빠짐없이 읽는다.

3. 출제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낸 의도를 파악한다.

4. 문제의 의도를 바탕으로 각각의 지문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술한다.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2-3. 마무리하는 과정



 마무리하는 과정이라고 소제목을 쓰기는 했지만, 제 관점에서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저는 나머지 문제를 모두 풀고, 수학 문제를 남겨두고 나니 약 20분 정도가 남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너무 시간이 촉박한 것이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이유는 제 독해 실력이 부족했으며 또 글을 쓰는 속도가 느렸음이 첫째이고, 둘째는, 물론 나의 논술 실력을 고려한다면 조금 덜 생각하더라도 빠르게 글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었음은 인정하지만, 적당한 정도의 글로는 논술 시험을 통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수학 문제를 풀 시간이 부족할 것을 감안하더라도 앞의 문제들을 저의 기준에서 완벽하게 풀어내지 못한다면 어차피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앞의 지문들에 넉넉히 시간을 배분했던 것 같습니다.



 어? 그러면 수학 문제는 내 관점에서 완벽하게 풀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는 제 수학 문제의 논술은 매우 부족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글을 날려 썼고, 그마저도 답을 완벽하게 도출해내지 못하여 '아 이문제는 많은 감점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똑똑히 기억하는 것은 수학 문제에 답을 쓰는 칸은 다른 문제의 답 칸과 달리 비어있는 칸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 칸에 글도 쓰고, 좌표 평면에 그래프도 표현하여 복합적으로 답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학 문제는 말했던 것과 같이 그래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참인 소문과 거짓인 소문의 확산 확률(?)에 관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참인 소문과 거짓인 소문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확산되는 확률과 그 양이 달라지는 것을 서술하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래프 자체가 누구나 직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그래프이고, 문과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함수가 아니었기에, 역시 수학 문제에서도 그래프가 가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사실 저는 수학적 내용이 어려웠기보다는 이 문제가 도대체 무슨 문제지?? 라는 생각에 더욱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것 같습니다. 글로 쓰여있는 지문들을 똑같이 글로 비교하고, 평가하는 지문은 어떻게든 글을 쓰고, 생각하다 보면 떠오르는 내용들이 몇 가지 있지만, 눈 앞의 그래프와 숫자들을 이용해 빈 칸에 논술하라고 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급해지지 말고, 천천히 그래프의 수들을 나열하면서 이전까지 자신이 이해했던 지문의 내용과 연결시켜 어느정도의 만족할만한 답을 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까지 온다면 글을 거의 다 쓴 수준일겁니다. 글을 모두 쓰고 나서 저는 다시 한번 전체적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합격하는 논술이란, 길고 복잡한 지문을 정리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였나? 라는 것 같습니다. 그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글 전체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보다는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매끄럽게 써나간, 각각의 논술 답 전체가 자신이 쓴 하나의 글과 같이 매끄럽게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모든 답이 하나의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가?에 부합시키기 위해 점검을 하고 시험지를 제출했던 것 같습니다.






3. 개인적인 논술 팁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는 개인적인 논술 팁들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제를 먼저 읽어라.


- 문제를 먼저 읽어야 어느 부분을 중점으로 글을 읽어야 할 지 감이 잡히고, 또 그에 따라 시간 감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각각의 지문들이 출제된 이유에 대해 생각하라.


- 지문의 한 줄, 한 단어도 그냥 출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어라. 문제를 내기 위해 출제된 지문인만큼, 각 지문은 문제가 물어보는 것과 상응하는 다른 지문들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3. 시간이 부족해서 한 문제라도 대충 넘어가는 순간, 시험은 끝난다.


- 논술이라는 시험은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시험입니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도 열려 있는 시험인만큼, 전국에서 글에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볼 시험일텐데, 자기 기준에서 적당히 잘 쓴 글이 합격할리는 없습니다..


4. 연필과 시계를 챙기자.


- 볼펜으로 쓰면 수정이 힘듭니다.. 또 시계를 안챙겨가서 매우 고생한 기억이 있으니, 여러분들은 꼭 손목시계나 탁상시계를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5. 학원은 필수가 아니다.


- 글에는 완벽한 정답은 없습니다. 제 주변에도 논술 학원을 다닌 수많은 친구들이 있었으나, 친구들도 논술 학원과 합격은 비례하는 것 같지 않다고 하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가능성이 있으면 학원을 다녀도 괜찮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걸지는 않길 바랍니다.





4. 글을 마치면서..



 논술 시험이 이미 많이 지난 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논술시험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로또'라는 것에는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그렇게 많은 글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읽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입학처가 바보가 아닌만큼 망친 논술은 뽑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충분히 글을 읽고 정리하는 것에 소질이 있고, 상경계라면 어느 정도의 수학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지원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연대 논술에 대해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를만큼 부족한 사람이고, 또 글도 횡설수설 쓴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댓글이나, 쪽지(?)를 통해서 연락주시면 감사히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연대에 진학하지는 않았지만, 여러분은 연대 논술에 합격하셔서 꿈에 그리던 '로또'를 맞으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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