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swpsrksms [316686] · 쪽지

2012-12-22 21:39:15
조회수 1,002

97 수능 문제 질문... 아는 동생 공부 도와주는데 이거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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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아는 동생 공부를 도와주고 있는데(고2짜리임) 저는 수능 준비할때 부끄럽지만 2004학년도 이전 기출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 문제를 질문하는데 답변을 못해주겠네요. 언어 고수님들 도와주세요...


1997학년도 현대소설

[35∼3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김 약국의 고종사촌형인 이중구는 마누라인
윤씨와 단 둘이서 동문 밖의 조그마한 기와집에 살고 있었다. 큰아들 정윤은 지난 봄에 대구 의전을 졸업하였다. 그는 진주 도립 병원에 취직하고
있었다.

두 내외는 계집아이도 없이 퍽 외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든지 다정스럽고 흡족한 노부부다. ㉠마누라가 밥을 지으면
영감은 장작을 패고, 생선 한 마리라도 맛나게 보글보글 지져서 머리 맞대고 의좋게 먹는다. 평생 겸상해서 밥을 먹어 본 일이 없는 한실댁은 그런
광경을 보면 망측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였다.

"참말로 천생 배필제. 하루를 살아도 무슨 한이 있을꼬……."

중구
영감은 처음 소목일을 하게 된 것은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이다. 한일 합방 전부터 세상은 어지럽고 매관 매관 매직이 횡행하는 풍조 속에서 꼿꼿하고
오만한 중구 영감은 그만 책을 덮어 버렸다. 그 때는 영락한 선비의 자손들이 어려운 살림을 위하여 남몰래 소목일, 제모 짓는 일을 하고 있었다.
중구도 소목일을 배웠다.

외가에서 도움을 받지 않은 것도 아니었으나 워낙 성미가 강직하고 남에게 굴하기를 싫어하는 중구는 외가의
도움도 달갑잖게 여겼다. ㉡그러나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아무리 밤잠을 못 자고 일을 하면서도 김 약국이 알게 모르게 주는 도움에
힘입은 바가 컸다.

㉢중구 영감은 이를테면 예술가 기질 혹은 명장(明匠)의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었다. 비록 어쭙잖은 소목장이었으나
단순한 장인바치는 아니었다. 그가 만들어 낸 자개장이나 귀목장은 그 ⓐ의장(意匠)이 특출하였고 견고하기로는 이를 데가 없었다. 족히 자손에 물릴
만한 귀물이었다. 그러나 성미가 까다로워서 뒷일꾼 하나 두지 않고 혼자 일방에 들어박혀 하는 것이니 한 가지를 끝내는 데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값이 엄청나게 비싸서 돈푼이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중구 영감에게 일을 맡기지 못한다. ㉣거기다가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맡기는 사람의 태도가 불손하거나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어도 딱 거절을 한다. ㉤부탁하는 사람이 이래저래 해 달라고 요구를 하는
일이 있지만 그 말에 따라 일하는 법도 없고 언제나 자기 마음대로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돈 있고 권세 좋은 사람들은 한갓
소목장이가 무슨 똥고집이 그리 세냐고들 못마땅히 여긴다. 한 번은 정국주의 마누라가 와서 교자상을 하나 부탁한 일이 있었는데 그 거드름 피우는
꼴이 아니꼬웠던지 코대답도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중략……

"큰어머니.!"
용빈은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서
윤씨를 불렀다.
"누고오? 아 용빈이 앙이가."
윤씨는 절구통 앞에서 무엇을 찧다가 절굿공이를 놓고 쫓아 나왔다.
얄팍한
눈매와 곱슬한 이마머리, 깨끗하게 늙었다.
"용숙이도 왔구나. 웬일고."
"큰아버지 계십니까."
"운냐, 계신다,
일방에."
"요새도 일을 하십니까?"
"하모, 일을 잡으믄 사흘 나흘 돌아앉아서……."
용빈과 윤씨가 말을 주고받는데
용숙은 절구통을 기웃이 들여다본다.

……중략……

얼마 후 조촐한 저녁상이 들어왔다. 장에 가지도 않았는데 밥상이
실팍하다. 나물, 자반, 건어, 김치도 깔끔하다.

"보소. 영감, 저녁 안 잡술랍니까?"
"가요."

중구
영감은 손을 씻고 허리를 펴면서 마루에 올라왔다.

"용빈이가 가지고 왔습니더."

윤씨는 매화주를 따르면서 영감에게
알린다. 저녁이 끝나자,

"큰아부지, 함롱 하나 해 주실랍니거."
하고 용숙은 용무를 꺼내었다.

"누구
거로?"
"지꺼 하나 할랍니더."
중구 영감은 힐끗 용숙을 쳐다본다.
"짬이 있어야제."
"천천히 하시도
괜찮습니더."
ⓑ"김 약국은 요새도 두문불출인가?"

중구 영감은 용숙의 말허리를 꺾어 버린다. 용숙의 얼굴이 벌개진다.
눈에 오기가 발끈 솟는다.

"예. 별로 안 나가십니다."

중구 영감은 담배 한 대를 태우고 그냥 일방으로 내려가
버린다.




35. ㉠∼㉤ 중, 중구 영감의 성격이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은? [1.6점]


① ㉠ ② ㉡ ③ ㉢ ④ ㉣ ⑤ ㉤


이게 답이 2번인데 ㄴ에서도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아무리 밤잠을 못 자고 일을 하여도' 부분에서 중구 영감이 자식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성격이라는게 드러나지 않는가요? 이게 딴데 해설을 보니까 뭐 이부분은 상황을 드러내는 부분이라서 틀렸다고 되어있던데 이게 납득이 안가는게 어떤 문장이 상황을 드러내는 거라고 해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요... 아 또 다른 해설로 무슨 상대적으로 2번이 성격이 덜 드러난다는 어거지 해설도 본 거 같은데 그런거 말고 제대로 좀 설명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언어 고수님들... 이거 제가 딴 사람한테 설명을 해줘야되는거라서요... 제가 혼자서 공부할 때처럼 대충하면 안되거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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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타비 · 433731 · 12/12/22 21:41 · MS 2012

    ㉡은 단순한 사실 설명이네요. 김 약국의 주인의 성격이면 몰라도 중구 영감의 성격은 드러나지 않아요.

  • djswpsrksms · 316686 · 12/12/22 21:42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아무리 밤잠을 못 자고 일을 하여도' 이 부분에서 중구영감이 자식 교육에 있어서 헌신적인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는게 드러나지 않는가요?

  • 마르타비 · 433731 · 12/12/22 21:45 · MS 2012

    ㉢㉣㉤은 빼도박도 못하게 성격을 드러내고 있고 ㉠과 ㉡이 헷갈릴 것 같은데
    ㉠은 바로 앞에서 서술한 '다정하고 흡족하다'의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격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자식교육에 헌신적이다' 하고 '다정하고 흡족하다' 중에서는 후자가 더 성격을 드러내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저렇게 헷갈리는 건 확실히 아닌 것부터 제거하는 방법을 쓰는데 그러다 보면 풀리는 것 같아요.

  • djswpsrksms · 316686 · 12/12/22 21:47

    죄송하지만 ㄱ이나 다른 선지가 왜 되는지 궁금한게 아니라 ㄴ이 안되는 이유를 좀 설명해주셔야 되는데... ㄴ에서도 중구영감의 성격은 제가 댄 근거대로라면 드러나는 거잖아요.

  • 마르타비 · 433731 · 12/12/22 21:49 · MS 2012

    저도 ㉡만 보고 이건 아니다 라고 딱 말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원래 이런 문제는 확실히 아닌 것부터 제거하는 게 방법 아닌가요;?
    2010 수능에 '승무'문제도 확실히 아닌 것부터 제거하는 방법 안 쓰면 못 풀어요;
    그 동생한테 그렇게 말해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 djswpsrksms · 316686 · 12/12/22 21:51

    ㅈㅅㅈㅅ 제가 지금 푸는 입장이 아니라 가르쳐야 되는 입장인데... 제가 푸는 사람 입장이면 님 답변대로 따라가면 되는데... 하여튼 가르치는게 더 힘드네요... 걍 때려치우고 푹 쉬어야 겠어요...ㅋㅋㅋㅋㅋ 그 동생이 좀 까탈스러운 애라...

  • 1년의 레이스 · 413847 · 12/12/23 21:46 · MS 2012

    이글의 의미는 벌이가 적어 아들형제의 교육비의 일부를 김 약국의 도움을 받았다. 로 생각되네요. 즉 "아무리 밤잠을 못 자고 일을 하면서도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김 약국이 알게 모르게 주는 도움에 힘입은 바가 컸다."로 해석하면 성격이 아니라 상황설명 아닌가요?

  • 1년의 레이스 · 413847 · 12/12/23 22:13 · MS 2012

    그리고 "자식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성격"으로 해석하더라도 보편성(자식을 사랑하는)은 성격으로 하지 않는다고 김동욱쌤 강의가 있네요.

  • djswpsrksms · 316686 · 12/12/24 00:11

    근데 다시 읽어보니까 밤낮없이 일했다는게 꼭 자식을 위하는 성격이어야만 그런 거는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냥 빠듯해서 열심히 일했고 그럼에도 빠듯해서 자식 돈댜기엔 부족했다 이런 뜻이네요. 다시 읽어보니까... 암튼 두 분 다 ㄱㅅㄱㅅ

  • djswpsrksms · 316686 · 12/12/24 00:23

    근데 자식교육 헌신이 보편성까지는 아닌듯... 김동욱쌤이 실수하셨나?

  • Cantata · 348885 · 12/12/25 05:35 · MS 2010

    ㄴ의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데에 있어서 밤잠을 못자고 일을 하였다

    는 단순히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지 중구 영감의 헌신적인 성격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 아닙니다

    '아들 형제를 가르치는데에 밤잠을 못잘정도로' 헌신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물론 대부분 이렇게 생각은 하겠죠)

    한 편으로는 교육열이 강한 캐릭터, 그냥 워커홀릭

    그리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가르친다'는 대목을 자식들이 학업을 지속하는데에 뒷바라지를 한다고 보지 않고(물론 이렇게 보는게 맞겠지만)

    그냥 자식들에게도 자기가 하는 일을 가르쳐준다고 간주해서

    ' 단순히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 등등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표면에 직접 드러난 성격이 있는지 봐야합니다 이것은 모든 수험생이 한 가지로 답으로 모일 수 있도록 만드니까요

    ㄱ의 경우에는 중구 영감이 마누라와 머리를 맞대고 밥을 의좋게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뜻을 찾아봤는데 '의좋다'라는 말이 정확하게는 '정의(情誼)가 두텁다.' 즉, '서로 사귀어서 친해진 정이 두텁다' 더군요...

    여기서 정이 많은 중구영감의 성격이 정확히 제시하고 있죠

    ㄴ처럼 '중구 영감이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밤잠도 못자?' → '헌신적이네' 와 같이

    사실을 통한 자신의 생각이 중구영감의 성격이 되는것이 아닙니다

    물론 일상에서는 이렇게 해도 상관없죠 성격이라는게 그간 행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니까...

    문제는 이렇게 치면 여러가지 답이 나오기 때문에 언어영역에서는 조금 달리 접근해야합니다

    ㄱ에서는 아예 '마누라와 머리를 맞대고 의좋게 먹는다'를 보고

    '금슬좋네' '따뜻하고 자상하네' '사랑이 식지를 않는걸 보니 일편단심 민들레네'

    이렇게 굳이 중구영감의 성격을 이끌어내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만약에 이 문제가 '중구영감의 성격을 이끌어낸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이라고 한 다음에 이것들(사실로부터 이끌어낸 생각들)이 선택지에 주어져있다면 중구영감의 성격으로서 굳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문제에서 중구영감의 성격을 묻고 있는 점은 같으니까요

    하지만 이를 요구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므로 접근도 달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머지 선택지도 이렇게 접근해보면

    ㄷ예술가 및 명장의 기질이 농후하고 성미가 까다로운,

    ㄹ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딱 잘라 거절하는,

    ㅁ부탁하는 사람의 요구와 관계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중구영감의 성격이 지문에 드러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