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K문학 [1041575]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4-11 13: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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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자살률과 학습 집중력,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성권의 고민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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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클래스 국어강사 이성권입니다.

국문학 박사로서, 수능 참고서 '문학 개념어와 논리적 해석'(문개논해) 등을 썼고, 이후 상담심리학 박사(졸업), 명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학습심리 & 성장을 위하여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제가 상담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상담자의 윤리적 규약을 준수하여 각색하였습니다. 자살, 자해 충동을 짧게 다루고 있으니 읽기 전 유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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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4월, 아픈 마음 & 집중력 고민 

– <몰입 학습법>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몰입’을 위한 마음 집중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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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아프고 ‘잔인한 달’에 생각나는 학생 

이맘때쯤이면 학습심리상담으로 나와 만났던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J양과 K양이 생각난다. 둘 다 자해(自害)와 자살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삶의 밑바닥까지 가라앉기를 반복하던 학생들이었다. 

의외인 것 같지만, 봄철 자살률이 일년 중 가장 높다. Spring peak라고 부를 정도다.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고, 매년 4백 명 이상 학생 상담을 하는 내 경험상으로도 4, 5월이 가장 위험하고 잔인한 달임을 절감한다. 대게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쪽이 더 예민하게 아파하며 자해, 자살 충동의 빈도가 높다.




2. 4월의 자살률 & 학습 집중력, 무슨 관계가 있을까?

3월에 품은 독심(毒心)이 사라지는 4월. M사에서 N수생들의 학습심리상담을 수년간 진행하며, 4월 무렵이면 유별날 정도로 다음과 같은 호소가 급증함에 주목했다.

 

“처음 마음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요

“공부할 때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들어요”

집중력이 1분도 못 가는 것 같아요”

“공부할 때 딴생각이 계속 나서 시간이 언제 가나 시계를 자주 쳐다보는 나를 보고 화가 나요”


왜 4월에 접어들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질까? 


계절적 환경과 심리의 관계는 의외로 크다. 봄이 오면 급격히 따뜻해지고 목련, 벚꽃 등이 피어난다. 이렇게 바깥 세계는 화려한데 ‘나’는 정체 상태인 것 같아 한심하고 초라하게 느끼기 쉽다. 외부 환경과의 대비로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남들보다 뒤처진 느낌과 견딜 수 없는 답답함으로 한없이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특히나 N수생은 지난 겨울 선행반부터 빡세게 초심을 잡는다고 고생하지 않았는가? 초반부터 힘주어 달리다가 3월에 모의고사 한 번 치르고 나면, 성취의 길은 까막득하고 이상태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필 사진 속의 친구들의 밝은 모습,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면 우울감을 견디기 어려워지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르겠다. 


이때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나 내게 원래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데까지 이르면 ‘자신감’은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아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자살 위험 신호를 보내는 단계까지 이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수험생에게 ‘공부 집중력’이란, 단순히 공부가 잘 되고 아니고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집중력 하락이 가혹한 자기 비난으로 비약될 경우에는 학생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자세’나 자신의 존재의 가치와 의미와 같은 생명의 근본적인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집중이 잘 안 되는 경우에 떠오르는 ‘자기 비하적인 생각’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수많은 학습심리상담을 하며, ‘집중력이란 지금 하는 공부뿐만 아니라 삶 전체를 지탱해주는 최소한의 필수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사례와 더불어 집중력 하락을 이겨내는 실천적인 방법을 소개해보려 한다. 




3. 집중력, 왜 중요한가? -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1) 집중력? - 단순한 게 아니다! 

‘집중력’을 ‘공부하는 한 대상에 마음을 고정시키고 몰입할 수 있는 힘’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사실 이 집중력의 속성과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앞서 다룬 집중력 고민 중 ‘집중력이 1분도 못 가는 것 같다’는 고백이야말로, 어쩌면 ‘집중’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 사람의 주의 집중력은 1분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이 ‘1분’을 넘어서 몰입해 공부할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의 조건 중에 최소한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집중&몰입'할 수 있게 하는 일반적인 조건들>

a. ‘나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일 때 

b. 결과에 대한 ‘보상’ (돈, 지위, 칭찬, 인정)이 주어질 때 

c. 나의 능력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때 (효능감, 자신감, 자존감)

d. 봉사(돌봄), 기여의 보람을 느낄 때.


위의 네 가지 ‘집중력 발휘 조건’ 중 누구나 하나쯤 해당사항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어느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또한 ‘주의 집중력’이 공부 몰입에 결정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위의 조건들과 무관하게 마음이 분산되어 초점을 잡을 수 없는 경우도 실제로 너무나 많다. 학교, 학원의 강의나 교재, 관리 시스템 등의 ‘외적 프레임’만으로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발휘되진 않는다. 집중력은 전적으로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학생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공부에 왜 집중할 수가 없는가? 그 이유는 각 학생들이 처한 상황 조건이나 심리적 특성에 따라 워낙 다양하고, 처방 또한 그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여기서는 집중력을 방치할 경우 죽음에 이르는 가장 어렵고도 극단적인 케이스를 일단 소개하고자 한다. 부디 이 글을 읽는 학생 중에는 이런 경우가 없길 바란다.

 

2) 공부 집중 & 삶의 자신감, 자학(自虐)  

가장 다루기 힘들고 개선도 더디게 이뤄지는 상담 사례는 바로 자신의 ‘삶’과 ‘공부’ 자체에 대한 비관과 회의감(懷疑感)에 젖어 있는 케이스이다. ‘지독한 자포자기의 심리’를 저변에 깔고 있는 경우, 학생 자신이 오랫동안 자신감, 자존감을 짓밟고 (또는 짓밟히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 쉽게 호전되지 않고 다루기도 힘들다.

 이런 경우의 ‘공부 집중력’이란 자신의 삶 자체에서 최소한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엄마 얼굴 봐서라도 좀 버텨주라’는 식의 말이나 자극들은 통하지 않는다. 의욕 자체가 일어나지 않고 계속 혼란에 빠져 있는 경우, 자칫 학생과 부모, 상담쌤 모두가 수렁에 빠지게 될 위험이 크다. 


‘집중력’을 방치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난 역시 문제야, 안 돼’ 

‘원래 이뤄본 적이 없어’ 

‘해도 안 될 거야’ 

‘누구의 기대에도 난 맞출 수 없어’

‘누구라도 결국 나에게 실망하게 될 거야’ 


공부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 곧장 위와 같은 심각한 ‘자기 비난’과 ‘자학적인 생각’지는 수험생들이 있다. 이런 생각들이 대책없이 커진다면, 단순히 공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놓아버릴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런 경우, 공부 집중력 개선이 우선과제가 아니다. 먼저 학생 자신의 삶과 존재에 대한 ‘마음 자세’와 바닥까지 내려간 ‘자신감’, ‘자존감’을 주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회복해야만 하는 선행 과제가 있는 것이다! 


집중력 ↓ 

↠ 혼란된 생각

↠ 자신감, 자존감↓

↠ 가혹한 비난, 비관, 자학, 삶을 부정(否定)




4.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워요∼” : J양

   “꿈도, 목표도 없어 공부하기 힘들어요” : K양


현재 제가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어서 상담을 신청합니다. 제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헷갈리고 혼란스러워요 – J양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럽고, 무엇을 원하는지 헷갈리고, 현재의 내 상태 역시 잘 몰라서 신청한다’는 것은 사실 대단히 실존적이며 어쩌면 삶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J양은 고3때 수능 시험을 아예 포기하고 재수 학원에 들어온 학생이다. 그러다 자율학습시간이면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학습심리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 부모는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 상태였고, 조부모 댁에서 고모, 아버지,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가 경제력이 없고 폭력적이어서 할머니가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었고, 고모와 아버지의 사이도 좋지 않아 그 틈바구니에서 J양은 눈치가 보여 숨도 크게 못 쉬고 답답함을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진로가 막막하던 고3의 어느날, J양은 갑자기 옥상 위에서 저 도로 한 가운데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갈 데가 없어 재수 학원에 들어왔지만, 자습시간만 되면 멍해지고 ‘내가 왜 여기에 있나?’, ‘내가 뭘 원하는지?’조차를 알 수 어 답답하고 혼란스러워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J양은 자신의 정체성과 삶 자체에 대한 무기력함, 회의감 때문에 ‘공부 집중력 문제’가 생긴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불안정한 가정환경에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J양은 주체적인 마음가짐을 형성할 기회가 없었다. J양에게는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기본적인 토대 마련이 급선무였다. 학원 시스템 속에서는 J양의 자존감, 자신감을 형성하기 어려웠고, 몇 차례의 자살 시도가 이어지면서 학원 생활 자체를 유지할 수 없었다. 

 


꿈도 없고, 잘 하는 게 없어요. 대학 가는 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대학 안 가도 뚜렷하게 잘 하는 게 없어요. 탈출구가 없어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겠고... - K양

 

K양 역시 자신의 삶과 공부 자체에 대한 비관과 회의에 빠져 있는 학생이었다. K양을 만나게 된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재수종합반 국어강사로부터 다급하게 전화를 받고나서였다. ‘팔에 칼로 긋고 담뱃불로 몸을 지지는 학생이 있다. ‘살고 싶다’고 말은 하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하고 다급하게 묻는 전화였다. 일단 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 묻고 들어주라고 했다.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이 있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를 들어보라고 했다. 


K양의 경우, 비교적 안정된 가정 환경에서 성장했고 공부하는 데 아낌없이 지원도 받고 있는 형편이었다. 문제는 공부해서 성과를 낼 자신감이 부족한데다 주변의 시선에 민감하여 압박감 때문에 공부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수학 질문을 하러 갔다가도, ‘이런 것도 모르면 곤란한데?’ 하는 쌤의 말 한 마디에 와르르 무너질 정도로, K양은 상대의 반응 하나하나에 상처를 쉽게 받고 남의 말을 크게 받아들였다. 그만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자신감, 기본적인 자기 확신의 토대가 부족했다. 


‘꿈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어서 공부할 자신이 없다’는 말은, K양이 과거에 (어쩌면 반복적으로) 좌절감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꿈, 목표’ 그리고 ‘치밀한 계획’이 있어야만 비로소 공부할 수 있다는 K양의 생각 속에는 자신도 속아 넘어갈 수 있는 자기방어적인 핑계와 모순적인 논리를 스스로 깨버릴 수 있을 정도의 성찰의 시간이 필요했고, 우선 이 문제에 오로지 집중할 수 있도록 ‘강력한 질문’을 던져줄 사람이 필요했다. 


게다가 앞의 J양과 달리 K양은 스스로를 ‘관종’으로 규정하고 술, 담배, 타투(문신), 수면제 다량 복용 등으로 주위 사람들이 모두 긴장 상태로 몰아 넣는 특이점이 있었다. 


K양은 지속적인 상담 이후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40%)과 ‘해내고 싶은 마음’(60%) 사이에서 ‘돈도 벌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구’가 더욱 강함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면서 다시 학원에 나가게 되었다. 이후로도 몇 차례 자신을 팽개치는 오랜 습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자신이 이제까지 계속 변화되어왔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음을 거듭 확인하게 되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K양은 ‘지금 꿈이 없어도, 구체적인 목표가 없어도’ ‘대학이라는 가장 큰 방향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는 자각도 스스로 드러내게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주어진 것을 ‘해야만 되기 때문에’ 하는 것 역시 공부할 타당한 이유가 된다는 것을 K양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런 사례는 짧고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내면 심리가 정착되기까지에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하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주체적인 결단과 최소한의 자신감, 자존감의 형성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러한 내면의 자각을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은 말처럼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5. 공부, 집중력을 위한 <몰입 학습법> Tip

[자가(Self) 응급 처방] – 이렇게 해보세요∼ 

 

1) 내 안의 ‘비난의 화살’을 알아차려라

‘집중력’ 떨어짐 ↠ ‘혹독한 자기 비난’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


학과 공부의 경우 일단 ‘해야만 되기 때문에 ’ 공부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과목들과 같은 공부하는 대상에 장시간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게다가 봄철 4, 5월은 누구에게나 집중력 죽음의 달이다. 따라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고 가혹한 자기 비난으로 치닫지 않도록 알아차림해야 합니다.


‘이 정도로 벌써 집중력 바닥이라니..... ↠ <저질이네’>

‘계속 딴 생각을 하다니..... ↠ <구제불능이네’> <의지박약이야!>

‘나만 빼고 다들 잘하는 것 같네?....... ↠ <난 안 돼쉬었다 내년에나 다시 해볼까?’>

 

위의 ↠ 표시 이후로 떠올려지게 되는 생각이 바로 ‘가혹한 자기 비난’에 해당한다. 

내게 꽂히는 ‘나만의 비난의 화살’이 무엇인지를 떠올려서 먼저 알아차림 해야 한다.

‘집중이 안 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혹독한 자기 비난’과 ‘자학적 평가’를 자연스럽게 내것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매몰되어 자포자기해 버리는 것이 큰 문제를 불러오기 때문에 이것을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한다. 



2) 억지로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따뜻하게 받아줘라

‘딴생각’ or ‘자기 비난’을 억누르지 말 것. 내 탓이 아니다!

 

‘생각’은 ‘내가’ 원해서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불쑥’, ‘뜬금없이’ 솟아오르고 갑자기 쳐들어오는 것이 생각이다. 불과 3초 후에 내가 어떤 생각을 일으킬지 결코 알 수 없다. 시험장에 가서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나 자신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 


따라서 머릿 속의 생각은 미리 예방할 수도 없고, 억지로 떨쳐내려고 해도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것이 생각의 속성이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은 훨씬 힘이 더 커서 따분하거나 힘들 때는 갑자기 부풀려서 떠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이때는 ‘생각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그 생각을 정면에서 알아차리고 받아주는 게 상책이다. 그 순간 ’생각‘은 의외로 흐물흐물 힘을 잃게 된다. 마치 ‘도둑’을 무섭다고 지레 겁먹거나 싫어해서 피하는 대신에 ‘도둑이야!’ ‘너 도둑이지?’하고 확인하는 순간 ‘도둑’은 ‘도둑이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가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알아차림하고 받아줄 것인가?


‘난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네?’

‘실패자라는 생각이 있다는 거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네?’


이렇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을 잘 포착해서 그 생각을 압축적으로 ‘짧게 말로 중얼거려 보는 것’이다. 글로 써보는 것도 좋다. 글로 쓰고 말로 중얼거려보면 더 좋다. 이것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혹독한 자기 비난의 생각을 따뜻하게 알아주고 받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은 훅 ∼하고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생각을 알아차린다는 것 자체가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우선 ‘그래 이런 생각이 있다는 거지?’하고 내 안의 생각을 좀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다. 내 생각을 물어봐주고 지도해 줄 수 있는 사람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3)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털어놓기

‘감정’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원초적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감정’이 ‘생각’보다 더 즉각적이고 나를 크게 지배하고 있다. 언제나 ‘감정’과 함께 내가 있는 것이다.


‘답답하다’ ‘슬프다’ ‘우울하다’ ‘화가 난다’ ‘짜증 난다’ 와 같은 ‘감정 언어’를 떠올려서 현재 내 안의 감정을 말로 중얼거리며 털어놓기 바란다. 


 ex) 지금 내 감정은? 

- ‘답답하다’. ‘화가 난다’. ‘멍하다’. ‘우울하다’. ‘불안하다’. 

 

중요한 것은 1차 감정을 떠올리는 것이다! 맨 처음 느껴지는 것이 1차 감정이다. 처음에 화가 났는데 그 다음 순간 생각해보니 ‘죄책감’이 든다거나 ‘수치심’을 느낀다면 그것은 2차 감정이다. 2차 감정은 나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경계해야 한다. (‘내 안의 감정의 종류’를 알려면 지도와 훈련이 필요하다.) 

어쨌든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느껴진 감정을 떠올려 털어놓지 않으면 계속 쌓여서 폭발하게 된다. 이것이 내 감정을 존중해야 되는 이유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큰 소리로 또는 귀를 막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려도 좋다. 적절한 상대가 있으면 ‘지금 내가 답답해’라고 얘기해도 좋다. (그러나 이것은 상대에 따라 역효과가 있을 수 있고 또다른 감정이 유발되어 시달릴 수 있으니 상대에게 쉽게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 먼저 글로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쓰고 나지막히 중얼거려 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 사이에 내 감정을 알게 되고 좀 누그러지게 된다. 


어쨌든 지금의 감정이 있으니 털어놓아야 한다. 그 순간 의외로 그 감정으로부터 좀 떨어지게 된다. 털어놓게 되면 그 감정이 약화되고 마음의 여백이 생겨나서 공부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주의할 점은 ‘감정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스스로 알아차림하고 표현하는 것이지 그 감정대로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화가 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화를 내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4) 잠시 ‘잊었던 목표’ & 초심을 떠올려라

집중이 안 될 때는 잠시 책을 놓고 차라리 의도적으로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애초 공부하기로 결심했던 그때를 떠올려본다. 힘들게 결심했고 한 두달 걸어왔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막연하게나마 품었던 꿈성취했으면 하는 것이나 대학 등을 떠올려 본다. 그것을 꿈꾸었던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느껴본다. 꿈꾼다고 그대로 다 실현되는 경우는 100% 없다! 우여곡절이 없는 경우는 세상에 없지 않은가?


꿈과 목표는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 시기에 따라 더 강렬해지기도 하고 희미해지기도 하면서 수정되고 적절하게 맞춰지는 것이다. 모든 현상에 고정된 것은 없다. 나의 꿈, 목표도 계속 진화되고 현실에 맞게 적응적으로 실현되는 것일 뿐이다. 이것은 현재 나의 처지를 일부러 변명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자연계의 실상이 그런 것이고 나는 실제 상황에 맞춰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 집중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5) ‘작은 변화’, ‘하찮은 성취’에 주목하라! 의외의 보물이다 

- 나의 ‘자신감’ ‘자존감’은 작은 효능감으로부터 생겨난다.


 ‘집중력’은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질 때 함께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것은 ‘집중’과 ‘몰입’이 내가 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이것이 집중력에 얽힌 비밀이다. 그래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흔히 ‘칭찬’과 ‘격려’도 하고 ‘보상’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외부의 자극으로 자신감의 일부인 ‘효능감’이 좀 올라갈 수 있다. 잘만 하면 ‘자존감’까지도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자신감, 자존감, 효능감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설명하기로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집중력을 올리는 데 가장 큰 효과가 있고 근본적인 대책으로 제시하고 싶은 점은 의 작은 변화를 주목하고 소중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강의 듣는 시간이 늘었다’거나 하다못해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알게 되었다’거나 손도 대지 못했던 단원 하나를 정리했다거나 하는 ‘소소하고 하찮은 변화’를 일부러 발견하고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여기서 ‘타인의 평가’를 전격적으로 배제하여야 한다는 것.


이를 테면, 어떤 쌤 왈, ‘열심히’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거나 ‘결국’ ‘몇 점 올랐냐?’ 하는 식의 ‘결과 중심적인 평가’를 절대로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한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데에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내’가 하는 공부의 과정 자체를 타인이 무시하고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이고 내가 풀어내는 것이다. 내가 이룬 ‘작은 변화’ ‘작은 성취’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것이 나의 효능감을 올리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집중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물질적인 보상과 같은 외적 조건보다도 나의 내면적인 효능감이 올라가게 될 때 자신감이 커져서 집중력이 계속 늘어나게 된다. ‘알아가고 해내는 힘’이 커질수록 ‘몰입’이 잘 되기 때문에 옆에서 볼 때, ‘공부에 흥미과 재미를 느껴서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 수도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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