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11051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1-28 2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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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 문제 (1)

게시글 주소: https://tcgjztg.orbi.kr/00043547747

 안녕하세요. 독서에 이어 문학 관련 칼럼을 써 보려고 합니다.


시간만 투자하면 맞힐 수 있는 표현상 / 서술상 특징이나 세부 내용일치와는 다르게, 

많은 학생들이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즉 <보기>가 제시되는 문제를 가장 어려워합니다.


이 칼럼을 읽으시면서 그러한 고민들이 해결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관점이 바뀌시리라 확신합니다.


I. 들어가며

 가장 어려운 <보기>문제가 가장 쉽다니,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그렇게 말한 걸까요?


 실제로 모든 <보기> 문제는 내용 일치 / 과해석 선에서 정리 가능합니다.

또한 최근 평가원 기출들을 모두 분석 해봤을 때,

내용 일치 선에서 정리되는 문제가 90% 입니다. ( 과해석이 섞여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 '내용 일치'라는 말의 위력이 엄청난 건,


 세부 내용 일치처럼 눈이 아플 정도로 일일이 대조해보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표현상 / 서술상 특징도 마찬가지죠. 어떻게든 모든 선지를 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우스갯소리로 세부 내용 일치 문제가 어려워서 틀렸다고 한 줄 아는데,

실제로 세부 내용 일치 문제보다 <보기> 문제가 훨씬 간단합니다.


 '과해석'에 관해서는 나중에 아래에서 문제를 통해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그에 더해 저는 <보기>에 제시된 내용을 거의 안 읽습니다. 

<보기>문제를 워낙 많이 봐서 웬만하면 아는 내용이고, 

(공부를 하다보니 역시나 <보기>관련 내용이 자연스럽게 암기'되었습니다') 

실제로도 <보기>를 안 보고도 풀리는 문제가 대다수입니다.

이 부분도 풀이 시간 차이를 만드는 핵심적인 이야기입니다.


<보기>를 먼저 보고 문제를 푸는 게 틀린 방법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오랜 경험으로 수능에서 제시하는 '외적 준거'를 대부분 알 뿐입니다.

저도 드물지만 이해 안 되는 지문 나오면 헐레벌떡 <보기>부터 봅니다.


II. 정말 <보기> 문제가 가장 쉬울까?

 기출을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2022학년도 수능


(1) 19번 - 초가

 이육사의 작품입니다. 

앞으로 올해 수능에 나온 <보기>문제를 모두 다룰 것이고, 

전부 같은 방식을 적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19번의 정답은 3번이었습니다. 정말 내용 일치 선에서 정리될까요?



 씨레나무가 밀려 나리면 젋은이들은 돈 벌러 타지로 나갑니다.

그리고 시상을 읽어 보면 쉽사리 돌아오지 못하죠.


3번 선지로 돌아가볼까요.



'고향 사람들이 기대하던',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진'


 현재 부정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 얼른 봐도 보이는데,

선지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틀린 말이고, 내용 일치로 정리되죠. 

<보기>는 안 봤습니다.


(2) 23번 - 초가, 거산호 2, 담초

 각각 이육사, 김관식, 이옥의 작품입니다.

 이 문제는 '내용 일치'와 더불어 살짝 '과해석' 측면을 물어보는 문제입니다.

'과해석'이라는 말은 제가 만들었지만, 그 의미는 간단합니다.

선지를 읽었을 때, "저건 너무 간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과해석'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갔다'는 것을 판단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당연히 '기출'을 근거로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느낌이 과해석인지 문제를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23번의 정답은 4번이었는데, 이 역시 <보기>를 안 보고 바로 풀었습니다.


하나 짚고 가자면, <보기> 문제에서는 따옴표("")로 묶여 있는 부분을 잘 봐야 합니다.

선지는 실제로 지문에 나온 부분과, 그냥 서술한 부분으로 나뉘죠.


 항상 그럴 듯한 말을 갖다붙이는 소위 '낚시'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느낌만 파악을 한다면 틀릴 일은 없습니다.


지문을 보겠습니다.




이 지문은 '하늘'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간'만이 대상의 귀천을 따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근거가 제시된 부분을 정리해보면,


 귀한 것은 '부호가의 장막 안'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천한 것은 가을 서리처럼 변해버린다.

 


그렇다면, 선지에 제시된 것처럼 '부호가의 깊은 장막 안' 이라는 구절이 포함된 문장에서,

적막한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나요?

 그냥 편하게 지낸다는 이야기인데, 적막한 분위기라는 말은 '너무 간 것' 아닌가요?


 약간의 과해석이 반영된 선지였습니다.

또한 내용 일치 선에서 정리된다는 것도 맞는 말이죠.


 여기서 하나 더 짚고 가자면, 우리는 평가원의 의도를 떠올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도대체 왜 '적막함'이라는 말을 쓴 걸까요?


 **'장막 안'은 '혼자서 쓸쓸하고 답답하게 지내는 공간'일 거라는 착각을 유도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었지만, 평가원의 이러한 '낚시'들은 계속 등장합니다.

내용 일치 선에서 정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이유'를 찾는 훈련을 하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문학에서 지문과 선지를 왔다갔다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느낌은 뭔가 정답인 거 같은데 왜 그런지를 스스로에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3) 27번 -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

 윤홍길의 작품입니다. 익숙한 작가의 낯선 작품이 나왔습니다.

저는 <보기>를 거의 안 보니 이상하면 바로 답 체크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은 그게 안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기>에 지나치게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문제에서는 '<보기>와 선지의 억지 연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27번의 정답은 5번이었습니다. 

5번 선지를 읽으셨으면, 지문으로 바로 가겠습니다.





글의 상황을 정리하면,


 김달채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 (우산)을 이용하여 뭐라도 된 듯한 행세를 합니다.

그야말로 가짜 권력으로 허세를 부리는 거죠.


 시위 현장에서 학생들을 너무 거칠게 다루지 말라고 말하면서 (허세를 부리면서)

가짜 권력의 징표를 내보입니다.


 그러나 청년이 보기엔 아무 의미도 없는 우산일 뿐이었고,

김달채는 한 차례 경고를 받은 후 잡혀가는 것이 두려워 돌아서고 말죠.

당연히 허세보다는 본인의 안위가 중요할 테니까요.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김달채가 비표를 단 청년 앞에서 맥없이 돌아서는 장면을 보고,

'학생들과의 유대관계를 단절'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와 같은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김달채가 학생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한 적 있나요? 

그냥 시위 현장에서 허세를 부렸을 뿐입니다.


 김달채가 기득권이었나요?

굳이 따지자면 기득권인 척을 한 거죠.


 당연히 틀린 설명입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타산적 태도'는 맞는 설명입니다.

보기에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보기 내용의 일부를 가지고 억지로 상황을 연결 짓는 식으로,

수험생들에게 착각을 유도하죠.


 심지어, '학생을 살살 다루라'는 부분을, '유대관계'에 접목시켜 '낚시'를 합니다.

김달채는 허세를 부리고 싶었던 거지, 학생들과 유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읽었다면 어떤 부분으로 오답을 유도하는지 짚을 수 있어야 합니다.


III. 마치며

 칼럼 한 편에 모든 문제를 다루면 보시는 분들이 피로감을 느끼실 듯 합니다.

총 2편으로 구성한 이유이고, 나머지 문제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겠습니다.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문제 (2) : https://orbi.kr/00043589293]


딱 여기까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보기> 문제는 내용일치 선에서 정리된다.

"저건 너무 간 거 아니야?"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과해석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보기>가 다소 이해되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보기>를 읽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칼럼을 끝까지 읽고 나신 후에는 <보기> 문제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 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 현재 2편 업로드하였습니다.

[칼럼]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 문제 (2) [https://orbi.kr/00043589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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