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여승' 3명 (EBS수특문학 내신,수능 2024)
[이성권문학칼럼) 내가 사랑한 ‘여승’ (EBS 수특 문학 내신 수능) 2024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여승’과 마주친 적이 있는가?
1. <백석 ‘여승’> EBS 수특 p9 (2024학년)
언젠가 우연히 여승을 만난 적이 있다. 옥수수 팔던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 사이엔
이젠 낯선 목탁이 들려져 있다. 늘 엄마 옆구리에 붙어 보채던 어린 딸도 보이지 않는다.
집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동안 가난이 그녀의 삶을 도배질해버렸다.
헝클어진 머리도 없고 예전보다 훨씬 수척하게 늙은 그녀의 모습에
뭔지 모를 설움이 그대로 전해져서 나도 모르게 울컥 아픔이 밀려왔다.
그렇지 않아도 누구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길을 홀로
걸어야 하는 적막한 삶인데,
저 여승은 눈물로 덧칠해진 슬픔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는 삶이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고 정의했다지만
철학자인 그는 왜 몰랐을까?
삶의 욕망과 권태 그보다 깊은 밑바닥에는
끝모를 설움과 애달픔이 기본 매뉴얼로 일렁이고 있다는 것을.....
생각과 철학적 상상의 사유 그 이전에
본능적인 감각과 감정이 늘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여승’의 슬픔과 ‘나’ 사이의 거리도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먼저 나 자신 안의 이 먹먹한 슬픔과 먼저 만나야 한다는 것을....
2. <송수권 ‘여승’> 출제 예상 (2024)
토방 아래 고깔 쓴 여승이 와서 염불을 외고
문틈으로 그 황홀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고링이 깊은 음색에 설움이 진 눈동자, 창백한 얼굴
낮달의 포름한 향내까지 전해지는 그 먹먹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들 손이 닿지 못하는 먼 산속 절간 속에
머물다가 가끔씩 머뭇잎 이슬을 털며 산길을 내려오는 여승.
그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깨끗한 사랑을 마주치게 된다.
가슴 밑바닥까지 쳐내려간 깊은 애달픔을 묵직하게 만나게 된다.
시는 이 깨끗한 내 원형의 감정을 만나고 살아나게 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3. <조지훈, ‘승무’> 출제 예상 (2024)
까만 눈동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을 보는
여승이 있다.
두 볼이 흐르는 빛이 너무나 고와서 서러울 지경이다. 이런 여승을
본 적이 있는가? 복사꽃 고운 뺨에 두 방울의 눈물이 달빛에 영롱하게 반짝거림은
슬픔의 미학이라 해야 할까?
저 여승처럼 깊은 번뇌도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저 여승과 같은 아픈 가슴도 곧 별빛으로 반짝거릴 수가 있는 것이구나!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이 번뇌와 상처가 없다면
향해야 할 빛도 길도 깨달음도 없는 것이 아닐까.
내가 슬퍼하고 사랑한
이 ‘여승’들을 만나는 설렘으로 EBS 수특 문학 강의를 시작합니다.
<EBS 교재 문학 특강 노트> 3월 6일 개강.
1. 출제될 EBS 내신, 수능 문학의 핵심을 간결하고 아름답게 정리 제공
2. 필수 어휘, 개념, 원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특강 노트
3. EBS 문제의 오류를 바로잡아 수능식 문제로 재출제하여 제공.
4. 이성권쌤이 직접 해설, 문제 출제
5. 고전시가, 고소설 독해 자료 따로 정리하여 제공
[이성권 문학칼럼] 내가 사랑한 여승. EBS 수특 문학 2024. 내신.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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