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v [1343132] · MS 2024 · 쪽지

2024-12-08 15: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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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만점받았던 4수생이 말아주는 수능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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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모님은 나를 만난지 1달차에 만들었다,

결혼은 순탄치 않았고 매사 싸움이 흔했다


그래도 난 열등감같은거 딱히 못느끼는 사람이였다

집이 잘살진 않아서 꼴이 안좋아서 무시받는다해도 별 신경 안썼다.

그닥 오래보는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에 비하면 별로 매서운 말도 못뱉는 녀석들이라 생각했으니까.



운동도 못해서 체육 수행평가할 때면 부끄러운 적은 있어도

그걸로 열등감은 느낀적은 없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즈음 내 인생을 바꿔주신분을 만났다.

개찐따여서 점심에 있을 공간이 없어서

 수석교사 선생님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혼내긴 커녕

그분은 감사히도 내게 영어공부를 제안했다.


그리고 머리감는법도 몰라 더러웠던 나에게 위생관념을 알려주셨고

친구가 인사를 걸면 맞받아 인사해야한다는걸 알려주셨다.


그떄부터는 공부가 좋았다,

아무리 아빠가 밥상을 뒤집어도

할머니와 엄마가 싸워도

그냥 그 얄량한 인정에 대한 욕망이 너무 매력적이였다


그에 힘입어 중등부터 자율형 사립학교에 진학했다

학비 쥰내 비쌌고 동기들 대다수는 유학을 했었던지라 발음이 멋졌다

주차장엔 발음하기도 힘든 차들이 많이 있었고


나는 거기서 내가 얼마나 미미한 수준으로 자랑스러이 지냈는지

우리 집안의 실체적 위치는 어느정도인지 뼈저리게 꺠달았다.

내 기억상 명품을 끼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도 그닥 드물진 않았다

일주일내내 후드티 하나만 입고 지내는 나는,

유일한 내 인정욕의 기반이던 공부가 무너지자 많이 괴로워했다.


선후배간 눈치 많이 보는 환경인데 신기하게도 어느 여자애가 먼저 다가와 연애를 시작했다.

이야기도 잘 되고 나보다 공부도 잘 해서 배울거리도 좀 있었다.

근데 걔가 바람을 피웠다, 상대는 내 친구였고 난 그때 단호히 대응하지 못해서일까

내가 엄청 나쁜사람이 되어있더라.


학교생활이 본격적으로 괴로워지자 그냥 공부가 유일한 낙이였다.

우연히 학교 방과후 선생님이 인사를 공손하게하던 나를 눈여겨봐 과외를 해주셨고

전교 거의 꼴지에서 시작해 이별 직후 소폭 하락까지했던 내 성적은 수직 상승하여 

2학년 무렵엔 전교 4등으로 올랐다.

하지만 전학가야만 했다, 본격적으로 돈을 뜯고 때리고하니 그냥 더이상은 버티기 힘들었다.


집근처로 전학 온 후에는 오래동안 굳혀온 찐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

운동 좀 하고 말수가 느니 금세 주위에 사람들이 늘었다.

점심에 누구와 밥을 먹을지 고민할일이 없고 교과서나 내 소지품이 사라지지 않을거라는 수준의 안정감이 얼마나 즐겁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전학간지 한달뒤엔 반장이 되었다. 한표차이라 압승이라기엔 어렵지만 그래도 인정받는 느낌이였다.


인정욕은 심해져서 여기서 꼭 전교 1등을 하고 어딘가 자사고에 진학해 대학까지 짱짱하게 가고픈 욕심이 들었다.

ㅈ도 아닌 평가문제집을 4~5권씩은 풀었던것 같다 영어 내신은 지문을 통암기했다.

전적 학교에서도 이만한 정성으로 시험에 임한적은 없었다.

난 이제 새로이 아름답게 도약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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