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사 칼럼 II - ii : 실전 문풀의 흐름 (세계사편)
안녕하세용
저의 엄청난 감정기복과 귀찮아귀찮아병으로 인해
약 한 달 만에 약속드린 세계사 칼럼을 쓰게 됐습니다...
일단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는 큰 틀에서는 학습 및 문풀 방법이 흡사합니다.
그렇기에 전편을 보고 오시지 않으신 분들은 한 번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번 칼럼은 큰 틀 안에서는 역사 과목의 풀이에 대해 다시 살펴보되,
세부적으로는 세계사라는 과목만이 지니고 있는 특성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25수능 3번 문제입니다.
정답률이 37%인데... 솔직히 조금 의아할 정도로 낮게 나온 거 같습니다.
이 문제에선 역사 과목 풀이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번에도 말씀드렸던
화려한 사료에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가는 태도입니다.
사료를 보면 인물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태종, 한기선, 태조, 종망, 곽약사 등)
읽어보면 추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침착하게 스캔하면서 제일 중요한 단서를 캐치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가장 확실한 단서를 기준으로 추론할 것 입니다.
앞/뒤 사료 중 더 확실한 단서는 무엇일까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했을 때
'남조를 무너뜨리고 창장감 이남으로 수도를 옮긴 왕조' 는 금나라 하나 뿐입니다.
주어진 단서들을 기반으로 했을 때 가장 확실한 답을 고르는 것이 현 역사 과목의 트랜드입니다.
오답률 1위 (70%) 를 자랑하는 25수능 16번입니다.
내용 복습을 충실히 했다면 (가) 가 동인도 회사인 것까진 큰 무리 없이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이번엔 선지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물론 여기서 보스턴 차 사건과 동인도 회사가 엮여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면
5번을 찍고 넘어갔겠지만, 정답률 상태를 보니 대다수는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저 역시 현장에서 긴가민가했습니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 "소거법" 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논리로 나머지 1~4번 선지들을 쳐냈습니다.
1번 : 뱅골 분할령은 1905년, 즉 동인도 회사의 해체 후이므로 관계 없음
2번 : 룰럿법 제정은 1919년, 역시나 동인도 회사 해체 후이므로 관계 없음
3번 : 파쇼다 사건은 1898년, 역시나 동인도 회사 해체 후이므로 관계 없음
(+ 영-프가 '아프리카'에서 충돌한 사건이므로 더더욱 관계 없음)
4번 : 카슈미르 분쟁은 현대의 중국-인도-파키스탄이 겪고 있으므로 관계없음
물론 여느 최후의 수단이 다 그렇듯 무지성 사용은 절대금지입니다!
시험장에서만, 그리고 확실하게 답이 아닌 것들을 쳐낼 때만 사용합시다.
오답률 3위 (41%) 의 18번입니다.
제가 1편에서도 언급한 문제인데... 솔직히 지도 외우는 거 외엔 딱히 방도가 없어 보입니다.
허나 제가 이 문제를 통해 말하고 싶은 건 세계 지도를 통으로 외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다 외우면 좋겠다만 우리가 세지러도 아니고 그럴 만한 시간은 없겠지요.
교과서와 개념서에 나오는 지도 정도는 외우자는 소립니다.
그러면 또 얼마나 암기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추려보면 대충 다음 정도인 것 같습니다.
- 동남아시아 + 인도 아대륙
- 아프리카 식민지 지도 (★★★★★)
- 발칸 반도 + 서아시아 일부
나머지는 상식 선에서 처리 가능할 겁니다.
아무리 지도를 몰라도 프랑스, 영국, 러시아가 어딨는지 정도는 알거라 믿습니다...
이번 문제는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의 17번 문제입니다.
세계사를 한 번이라도 공부해보셨다면 알겠지만, 정답률 30%의 레전드급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소개해드리는 이유는 출제된지 2년이나 지났지만
세계사, 나아가 역사 과목을 푸는데 필요한 중요한 태도를 모두 써먹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끝까지 침착하게 + 꼼꼼하게 읽고
2. 화려하고 긴 사료에 현혹되다가 문제가 물어보는 것을 놓치지 말고
3. 개념서의 지도 및 단원 간의 유기성을 늘 고려하기
에프탈이 언급되는 걸 보니 굽타 왕조가 존속하던 시기 (320 ~ 550) 임을 알 수 있고,
그런 에프탈이 '동북쪽' 에 있다고 하는 걸 보니
'이 왕조' 가 존속한 시대 및 위치에 모두 부합하는 국가 = 사산 왕조 페르시아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뤄볼 문제는 25학년도 9평 19번입니다.
정답률이 매우 충격적이게도 32%입니다.
이 문제는 ㄱ이 모든 것을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평소 지리를 좋아한 사람이 아니라면 '트리폴리' 가 어디 있는지는 대부분 몰랐을 거고,
결국 고민하다가 4번을 찍었을 것이고, 실제로 28%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번 동아시아사 해설 칼럼의 끝에서도 강조했었죠?
'평가원은 합리적인 선에서 추론을 시킨다' 는 것입니다.
저도 9평 끝나고 나서 이 문제의 출제 의도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트리폴리보다는 앞의 '북아프리카' 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비중 1도 없는 도시인 트리폴리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아닌,
'오스만 제국이 북아프리카를 점령한 적이 있냐' 는 매우 합리적인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지도 자체는 모든 교과서에 등장하기 때문이죠.
거듭 강조하지만, 지도도 평소에 열심히 봐둡시다!
이렇게 3개의 쌍사 칼럼을 모두 써봤습니다. 쓰다보니 좀 난잡해진 것 같아서 정리하자면
수능 역사를 공부하고 시험 볼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 가장 확실한 단서를 뽑아내기
2. 개념은 정확하게, 그러나 틀을 먼저 잡아놓고 기출을 보며 조금씩 채워갈 것
3. 추론은 교과 범위 내에서,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할 것
4. 개념서는 텍스트 뿐 아니라 지도, 그래프 등 모든 것을 꼼꼼히 봐둘 것
+ 시험 볼 땐 최후의 수단으로 소거법까지 고려하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쌍사 관련해서 궁금하신 거 제보해주시면
또 칼럼 쓰거나 최대한 답변해보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르헨티나 8
버스 타고 브라질 갈 수 잇음 그 버스에서 밥 줌 (기내식 느낌) 그 버스에 화장실 잇음
-
행정명령 서명하는거 간지긴하다
-
연세대 조발 안함.
-
예비 고3 공부 11
예비고3 정사파이터인데 한달에 순공 300시간정도면 좀 적은 편인가요? 인강...
-
안녕하세요. 텔레그램에서 수학 방 운영하는 고먐미입니다. 밑 변환: 오른쪽 식의...
-
얼버기 4
ㄹㅈㄷ인생
-
16명 뽑는데 최초합 16명이 다 점공함....레전드
-
국어 사관학교 문제는 사설처럼 풀고 버리면 되나요? 2
너무 과하단 느낌이 드는 게 있는 거 같은데 24학년도 pd-l1 지문 첫번째 문제...
-
설대식 407.5점인데 이거 될 점수였을까요.???? 조기발표 윤석열 경희대 연세대...
-
정각에만 하는게 디폴트임?
-
두시카운트다운중 0
-
중대 기계공 (네 그사람 맞아요) 점공 좀 봐주실 분 11
올해 69명 뽑고 23, 24학년도에는 추합률 94퍼 정도 (대략 60명 조금...
-
[속보] 尹측 “비상계엄 선포, 자유민주주의 위기 바로잡을 대통령 책무” 2
윤석열 대통령 측은 21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세번째 변론에 앞서 “비상계엄...
-
현장응시반 가서 60-70분 컷 내고 드디어 100이노 ㅋㅋ 하면 11번 같은거...
-
Chill guy가 되겠소
-
합격말고 하겨로 옅게 보이는데 괜찮나
-
10수생이 알려줌 1분에 글 6개 쓰면 된다노
-
지금까지 본 수학 사설/교육청/평가원 종합해보면 꽤 잘본축이라고 생각해보면 크게 아쉽진 않음
-
오르비식 마지노선은 미필삼수긴 한 거 같은데 ㄹㅇ '마지노선'인 느낌이라 해야 되나......
-
국어 풀면 난이도 차이가 아무리 커도 점수가 90-95에서 진동함 1
ㅈㄴ어려운 시험이어도 90은 넘는데 ㅈㄴ쉬운 시험이어도 95가 최대임
-
ㅈ댈 뻔했다 1
엄마가 요구르트 혼자 먹었냐고 물어보네 예전엔 안 물어보더니 오늘은 어떻게 안 거야
-
PPI 0.4 컨센서스인데 0.2 떴을때 롱 진입 함 지수기준 snp 5770 이...
-
지구과학 이심률 3
이심률이 커지면 연평균 공전 속력이 작아지나요?? 근지점이나 원지점은 달라도 평균은...
-
제군들에게 묻겠다. 그대들은 조기발표를 원하는가? 만약 필요하다면, 오늘날 우리가...
-
국수는 아무리 쉬운실모여도 100뜨는 건 ㄹㅇ잘하는거인듯 6
난 수학 실모 100점 한번도 못받아봤고 96도 딱한번임
-
당연히 갑자기 꼴은 사람도 있기야 있는데 주변도르랑 커뮤 보면서 대부분 무난하게 잘 나와줌
-
모든 일본어 과목은 저주 받았어
-
슬프네
-
국어 죽어죽어 6
낄낄낄
-
대학내용이 많이 내려와서 비추인가요??? 아니면 그냥 방향자체가 어긋나서 비추인가요???
-
어느정도임요? 결이 살짝다른거 알기는한데, 그냥 수능 몇등급이면 토익 몇점까지는...
-
너무 긴장됨 어떡하지 게다가 뽑자마자 교정치과 가서 교정기 껴야됨
-
맞팔구. 5
-
연대 가기로 흐흐 연의 연약 쟁취
-
말이 조기발표 없어요에서 정해진건 없어요로 changed
-
일본 고등학생 수학문제집 읽을 정도는 되나요???
-
>ㅇ< 7
:)
-
01년생들아 기죽지마라 13
당당하게외쳐라 020304050607비켜라
-
몇년전에 준비하려고 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못하고 있다가 집안 사정이 좀 좋아지면서...
-
안녕하세요 :) 디올러 S (디올 Science, 디올 소통 계정) 입니다....
-
20대의 1/3 이상을 수능 공부에 쓰는 건 손해같음 19
손해가 맞는 것 같음 만약 군대도 안 가고 쌩으로 한 거라면 대학 가서 군휴학 2년...
-
좀 널널해지나?
-
상위권들은 ㅈㄴ 빨리 돌리겠지..........
-
진짜임
-
수준은 5~6등급 정도인데 강기본 고전시가까지 해서 다 듣고 복습했는데. 인강을...
-
독하다 독해
-
국수먹으러옴 1
화풀고 칼럼써야지 후...
오
추천좀 눌러죠...
누름
추천좀 눌러죠...
추천좀 눌러죠...
추천좀 눌러죠...
추천좀 눌러죠...
항상감사합니다!! 세계사 너무 재밌습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세계사는 나중에 취미로나 공부할거임
세세 조합으로 다시 한번 달리기
아까 세지 필기 미쳣던데
근데 이 글 학습자료 태그 다는 게 낫지 않음?
그거 함부로 달지 말라고 경고 뜨길래...
오늘따라 유식해보인다? (유식한 거 맞음)
트리폴리?
이런 문제도 있었나?
동사런데 세사는 진짜 못건들겠다... ㅠㅠ
오히려 동사가 더 지엽이라 어려워보이던데 ㅋㅋ....
혹시 칼럼 사진 편집 어떻게 하셨나요
태블릿?
그 정도로 열정있진 않고...
powerpoint로 대충 떼어다가 붙이기
쌍사 동지를 보니 반갑네요
이제 기억이잘...
GOAT
쌍사러은근많노
와 동인도 회사 언제 해체한지도 알아야한다니,,,선지 징짜 까다롭네용
동사 시작한지 얼마안된 저에겐 이런 칼럼이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네요 감사합니다!
교과과정 내 지식만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풀림 << ㅇㄱㄹㅇ ㅂㅂㅂㄱ
이거는 씹덕아니면...안하는게조을듯
쌍사러의한줄기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