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 중심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분석1
<화법과 작문에 대해서>
학습자 중심의 분석이란?
‘문제가 이런 유형이다’, ‘문제의답은 이렇게 찾을 수 있다’는 해설은 문제중심의 해설이라고 생각합니다.학습자가 문제를 대하기 전에 어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지, 어떤 능력이 있을 때 문제를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문제-문제해결 중심의 해설을 축구로 말하자면, ‘우즈베키스탄에게는 4-4-2 전술이나 4-3-3 전술이 먹힐거다’라는 말이고, 피부관리로 말하면 ‘지금 네 피부는 경락마사지나 필링 시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 중심의 해설은, ‘너희 팀이 전술로써 4-4-2를 선택하고 싶다면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가좀 더 피지컬을 키우도록 해야 해’라든지, ‘다음주에 필링시술을 받기 전까지 클린징을 열심히 해 둬(맞는지 모릅니다)’라는식입니다.
2017학년도 수능 화법 작문
화작문은 문학, 비문학의 차이가 있습니다. 화법과 작문은 말하기와 글쓰기의 표현 방식에 초점을 맞춥니다. 문제에서내용을 언급하더라도, 표현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표현으로 청자(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언급합니다. 그래서 중요한것은 발표, 토론 등의 내용이 아니라 발표 내용이 어떤 기능을 하느냐,어떤 방식으로 발언하느냐 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발표, 토론, 대화, 글 등의 올바른 모델을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델을 제시문과 대조하여 제시문이 적절한 말하기 또는 글쓰기의 방식을 갖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느냐입니다.
아래 한 연예인의 반성문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반성문을대할 때 실제로 일어난 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반성문 단독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반성문을 내놓은사람의 행실, 일어난 사건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렇게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내려놓고 반성문만을 보면서,‘반성’의 취지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평가하려고 해봅시다. 사실 우리는 자꾸 ‘이 사람이 누군데, 뭘 했는데’라고하면서 반성문 외의 정보를 얻고 싶어합니다. 그러기를 멈추고 반성문만을 가지고 평가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시험문제에서 ‘다음은학생의 발표이다’라고 하면, 그 학생이 누군지 알아야 잘했는지 아닌지 알텐데 이런 생각은 안하지요?)
먼저 반성문을 읽어보세요.(실제로 쓴 그대로 줄바꾸기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이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날에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러한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한 행동이나 글들이 많은 분들께 보여지고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
충분히 반성한 것 같나요? 그런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누구의 반성문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대해 아는 것을 모두 버리고, 반성문을 평가했을 때 ‘그런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면 아마도 ‘죄송합니다, 반성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라는내용이 들어가 있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고 한다면 뭔가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아서일 것입니다. 바로 이 느낌, ‘제대로 된 반성이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즉 반성이라고 할 수있는 기준(반성의 모델)이 되는 무엇,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평가자(독자)의 마음에 있어서 그것과 대조를 한 것입니다.
적절한 반성의 모델은 ‘문제가 된 자신의 행동을 특정하고, 그것이 타인에게 슬픔, 고통, 피해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타인이 겪은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적절한 감정이 있으며, 앞으로의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선택할지에 대한 계획 등이 들어가야 한다’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반성의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위 반성문을 평가하기가 쉽습니다. 그렇지않고서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고, “잘한 건가? 못한 건가? 잘한 것 같은데 뭘 잘했다고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문학 문제를 풀기 위해 ‘적절한 비문학 글의 모델’에 대해서 '지식적으로' 알아야할 필요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것이 화작문 문제와 비문학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차이점입니다.
그러므로 화작문 문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제되는 말하기 유형(발표, 토론, 대화 등)과 쓰기 유형(혹은 과정)의 바른 모델을 잘 정리해 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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