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들
떠나겠단 뜻은 아닙니다.
그저 글로 남기는 마지막 투정이란 뜻입니다.
정보라 하는 것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행여 국가가 특수한 상황에서 복잡한 정책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더욱 이런 객관성의 함정에서 잘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사 공급을 잘 조절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비에 대한 사회적 지출 때문이 큽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건보 재정 악화에 대한 기사는 여럿 있었습니다. 이는 결코 몇몇 의료인의 과잉진료 때문도, 건보의 운영 방침의 오류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나라가 의료에 투자하는 금액이 그만큼 적어서 입니다.
한국의 건보율은 7% 대입니다. 올해 역시 건보율 동결을 지시한 점에 따라 당분간도 이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전체 국가 예산 대비 의료비 지출 비율은 10%를 약간 상회합니다. 대략 60조원이 조금 넘습니다.
우리와 가장 유사한 체제를 운영하는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건보율은 11% 대입니다. 전체 국가 예산 대비 의료비 지출은 27%입니다. 일본은 2009년 이후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왔습니다. 08년에 7천명이 조금 넘던 수준에서 17년 마지막엔 9400명 대까지 끌고 왔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인 유인 수요 (PID, physician induced demand)가 확장되며 전체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더불어 일본은 우리보다 초고령화가 더욱 심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 이유로 인해 경상의료비 지출이 몇년 사이에 폭증한 일본은 현재 국가 전체 예산의 무려 27%나 되는 200조 넘는 돈을 사회적 비용으로 과도하게 소모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얼마든지 일본과 같은 부담에 허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본 역시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의과대학 정원을 다시 감원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위원회의 과반 이상을 의사로 채운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조성하여 전적으로 이 위원회의 의견을 정부기관에서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현행 체계에 같은 질 높고 빠른 의료서비스를 더는 국가가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당연히 앞으로의 사회보장제도는 이제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그 자리에 타 국가의 의료제도 중 악한 영역만 똘똘 뭉친, '진짜 시장논리에 부합한' 부작용들, 피해들만 잔뜩 들어찰 겁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모양입니다. 지나친 언론의 악마화 스키마 탓에 더는 해결의 여지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그래서 전 포기를 선택했습니다. 자조를 섞어 실패를 조문했습니다. 그냥 내 갈길이나 가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각자도생입니다. 입학을 선택한 것도, 이 길을 떠나지 않은 것도 저이니까요. 더불어 올해 입시에서 의대를 선택한 것도 수험생들의 선택입니다.
현실치료심리학이란 상담심리학의 분야가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앞으로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내담자를 교육하는 상담기법입니다. 저는 상담가 역할을 한동안 거져 자처 했다만, 이젠 못 하겠습니다. 상담이 흐지부지해지면 이른 때에 종료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억지로 끌고 온 이 지지부진한 상담을 여기서 마감지어볼까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해결되길 바란단 의지만큼은 여기 계속 남겨봅니다.
모두들 안녕, 안녕, 안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6모 대충 앙대 9모 대충 고대 낮과 성적이었는데 수능 조짐 근데 재수 때도...
-
"계엄, 나였어도...의회도 독재자 될 수 있어" 고대생 실명 대자보 논란 3
12·3 불법계엄 여파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
일반고이고 2점대 유지만 하면 되는데 그냥 1주전에 수업 자료랑 교과서/부교재...
-
다들굿나잇 8
잘자
-
도움!
-
집회보면 4,50대 남성과 2,30대 여성이 많은듯
-
요즘 안보이네요
-
사직 전임의들도 "의대 모집정지" 가세…"정상교육 불가능" 1
의정 갈등 사태 이후 소속 병원을 떠난 전임의(펠로)들도 2025학년도 의대 모집...
-
대학을 위해 꿈을 바꿀것인가 꿈을 위해 대학을 바꿀것인가
-
어과초 1기부터 정주행중
-
가군에 연고대가 몰려있어서 그런지 나군 한양대가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진기분이네요…...
-
냥대 서강대 건대 이캐쓰고싶은데 다군적정은 너무 위험한가
-
언미쌍사라며?
-
어째 시위관련 뉴스마다 인터뷰 싹다 여자임
-
일단 전 국어때 시작 전부터 화장실 4번가는데 속으론 나는 안떨려 ㅇㅈㄹ...
-
오늘 몇 번 뵀던 한의사분 만나서 조언 듣고 왔는데 '심복'이란 말을 쓰셨음 '이...
-
진학사 저랑 제 위 2점 사이에 35명 있는데
-
나도 다군에 의대 치대 수의대 쓰고시픈데
-
최저떨 10
올해 최저떨 많고 1차합격한 사람 모두 합격 + 나머지 정시이월 될 것 같은 좋은...
-
경희대 한약학과가 되나요? 이번 종로 설명회 듣고 왔는데 거기 기준으론 된다고...
-
아가과쓸까 3
흠
-
삼수하고 싶은데 의대는 쳐다도 못보는 성적인데 시대에서 삼수생이면 다 의대 목표로 하는 애들임?
-
고대식 669 연대식 706 이거 고자전이나 연경영 되겟죠..? 왜케불안하지ㅜ
-
공대랑 복전하면 취업잘될수도 있나요??
-
7칸 건대를 쓰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스카이 스나를 치기엔 다군 스카이 경쟁이...
-
프리 폰 잇으면 0
거의 무조건 먹는게 이득인가요?
-
육군 군수 질문 0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르비 와서 질문 드려봅니다. 현재 일병 6호봉이고 25년...
-
연대보다는 고대가 좋나요? 고대가 지금 진학사 기준으로는 훨씬 안정적이라 고대식 670점 나오던데
-
션티 선생님 ㅋㅋㅋㅋㅋ
-
재수 수능을 조지고 크리스마스부터 삼수 시작함 일단 독재 조졌으니 재종을 가야겠다...
-
어느과가고싶음요? 전 아동학과
-
[단독] 707특수임무단 대원이 밝힌 그날의 진실...“계엄이 실패한 이유는 항명” [저격] 1
[저격-51]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에 계엄군이 난입한...
-
재밌음요? 왤케 평이 갈리지
-
진짜 죄송합니다 6
아무리 생각해도 다군에 쓸 곳이 없어요 끌리는 곳이 생기면 바로 알박기 뺄게요...
-
어떻게 바꿈?
-
나태의 끝을 볼 듯
-
가정적인남자가되고싶은데
-
경쟁률 14대1인데 최저떨 많이 없겠죠……
-
한 3개정도만
-
코에서 뚝소리남 2
헉
-
유튜브 뮤직이 추천해줌뇨
-
중독성이 너무 강함
-
영어만 아니었어도…
-
대치동 수학 학원이고 현역때 미적 백분위 94 정도 나왔는데 이번 수학 망해서 낮...
-
진학사 최종컷은 1
지금은 아무 의미 없는건가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