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수능 2주의 기적 이룬 썰
안녕하세요.
매일 오르비에 모고 점수 물어보고
낮은 성적으로 ㄱㄴㄱㄴ만 묻다가 한 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미있는 글을 적어보려 해요.
오늘도 국어 실모 망치고 공부 제대로 못해서 기분 우울해 있다가
작년에 봤던 수능이 기억나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1.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전 22학년도 수능에서 12133 받고 좋은 대학이긴 하지만
크게 만족은 안되는 대학을 8칸으로 붙고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 1년을 보내고 작년 봄 오기 전에
군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동시에 수능에 대한 미련을 벗어나지
못해 다시 볼까 고민을 했었고요. 그러다 8월 휴가 나가서
지인들과 이야기하는 중 수능에 대한 욕심이 생겨 9월 초부터
수능 공부를 군대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개인정비와 연등 시간을 확보하려 해도 하루에 평균 5시간
이상 공부는 불가했고, 그 즈음에 호국훈련과 동원훈련으로
2주 동안 풀로 공부를 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군대에서 기적을 이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였기에
작년 딱 이맘 때 즈음에 만박을 쓰고 휴가를 나갔습니다.
2. 지옥의 2주
금요일에 가족과 식사하고 독서실에 짐을 푼 다음에
토요일부터 단 12일 동안 미친듯이 공부를 했습니다.
1년 반 넘는 시간, 거의 2년 동안 수능을 안 공부했기에
모의고사 점수대는 3등급 대로 추락해 있었고
사탐은 다 안 외워서 망할 것 같았습니다.
그 때 독서실 앞에 "안광지배철"을 붙이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아침 6시 반부터 12시까지 달렸습니다.
국어 실모 1일 2회. 수학 풀실모 2회, 하프 실모 2회
사탐 개념 3시간 손으로 다 일일이 적어가며 풀 암기.
이걸 정말 12일 매일 했었습니다.
핸드폰은 아예 쳐다도 안 봤고. 부모님 얼굴도 거의 안 뵈면서
피같은 휴가 기간동안 고립된 채로 공부에만 매진했었습니다.
정말 후회 없을 거라 생각을 했었죠.
지금 사설 점수로 요즘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데
저때 생각을 하면 저때도 성적이 영 시원치 않긴 했습니다.
3. 결전의 날
사실 마음은 편했습니다.
삼수 때까지만 해도 이게 망하면 죽는다 생각했는데
어차피 떨어져도 현재 대학 다니고 있고
군대에서 버린 시간과 돈이라 아깝지도 않고
난 다시 군대로 돌아가니 알빠 아니다라는 마인드가 컸습니다.
근데 국어부터 미치겠더라고요. 22 수능이 떠오르며
머리가 아득해졌고, 수학도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복귀를 할 생각에 수능 끝나고 집 가는 발걸음도
결코 가볍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군대에서 경험한 걸로 생각하고 맘 편히 채점하니
국어 1등급, 수학 2등급, 영어 1등급 사탐 13이 나왔습니다.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걸 해내다니.
다만 그 때 영어 성대 이슈와 여러가지 변수들을 고려 못해
원서를 잘못 쓰는 바람에. 또 사탐 2등급 블랭크와 1등급컷 50점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추합떨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을 실패했고
2달 전 전역을 하고 나와서 이왕 시간 남는 겸 해외 여행 간다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했는데
여전히 성적은 처참하고 아직 갈 길이 멉니다.
4. 요지
얘는 의대도 아니고 스카이도 아닌데 뭔 자신감으로 이 글을
쓰냐고 생각할 순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프라이드가 있었고 있습니다. 카투사나 공군 아닌 육군
일개 부대에서 하루 5시간도 채 안되는 공부량으로 2달 하다가
2주 동안 빡 몰아서 다시 저정도 수능 감을 유지시킬 수 있었다는
제 재능도, 머리도, 능력도 아닌 의지와 독기에 대한 프라이드입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사실 저를 위한 것입니다.
며칠 동안 모의고사만 풀면서 몸과 마음 다 지친 저에게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죠.
그 2주는 제 삶에서 가장 값진 2주였습니다.
그때의 영광을 지금 다시 재현해보려 하고,
작년에 이루지 못한 그 꿈이 이번에는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여러분들도 끝까지 포기 안 하시고 단기간일지라도
지금까지 배운 것들이 모두 머리에 응축되도록 공부하고
감을 최대로 살린 상태로 시험을 보러 가셨으면 합니다.
그 기간은 2주, 12일이어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급격한 성적 상승을 저도 한 게 아니고
그런 케이스는 매우 드물기에 된다고 말씀은 못드리지만
적어도 한 등급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공부도 못하고 불안함에 휩쌓여 있는 일개 수험생의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녕하세요, 03년생 올해 수능을 치른 사람입니다. 핫게에 26살 과고 준비하셨던...
-
인스타에서 마약툰이라는 개허접 그림 양산해내는 마약툰 작가 마약입니다.. 허접한...
-
내가 등급컷 가지고 뭐라뭐라 할 때는 너같이 공신력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을 어케...
-
학교 다니면서 느낌 진짜 있음 그냥 나랑 다른거라 부럽다거나 그런 느낌도 안듦걍...
-
다들 수능 치루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혹시 내년 수능을 준비하고 있으신 분들에게...
-
어케 된 건가요?ㅠ
-
봤다 봤어요 수능을... 진짜 윤도영 말대로 현장감이라는데 있더군요... 후기는...
-
수학이 진짜 실수로 7점 날려서 너무 아쉽네요.. 잘본 성적표는 아니긴한데 그래도...
-
올해 고대가면 미미미누 채널 나가서 할려고 했는데 ㅋㅋ ㅠ 저는 고1 2 내내...
-
결국 국어로 대학가게되네요 현역 3따리에서 6모 99>9모 96(화작 100점...
-
안녕하세요. 노베로 2개월간 수능 집중해서 본 늙은이입니다. 최저 맞춰서 메디컬...
-
성불합니다.. 2
여러분의 도움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최저도 하나빼고 다 맞췄고 현역으로...
-
인천 모 고사장... 독서론 풀고 페이지 넘기는데 고사장에 울리는 코고는 소리......
-
끝났네요 3
화작 100 기하 81 영어 84 점수가 참담하여.. 불혹의 나이에 도전해봤다는데...
-
국영수까지만 보고 탈주했는데 모두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ㅠㅠ
-
꼭 다들 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수생이었는데 올해가 첫 수능을 안보는해이네요 괜히...
-
수능 전 21~24시 오르비 진짜 너무 재밌을거임 이게 ㄹㅇ ㅈㄴ 무서운게 오르비...
-
[의대 면접 분석] 계명대 의대 면접 - 10배수, 20배수 면접으로 합격 뒤집을 수 있을까요? 2
안녕하세요, LTP 르클입니다. 이제 수능이 끝나면 의대에 지원한 분들은 바로...
-
메디컬 아닌이상 대부분 복전 또는 부전 하나씩 끼고 있는 것 같아요 공대 +...
-
수능날 아침엔 학교 일찍 가서 예열지문 꼭 보는 게 좋아요 1
작년 수능 볼때 수능이나 모의고사 여러번 봤었다고 여유롭게 준비하다가 8시 딱 돼서...
-
동국대 1차 0
동국대 입학처가 제 기억상으로 절대 전날 조기발표는 안했던거 같은데 당일 몇 시간...
-
후배님들 파이팅 6
수능이 다가올 즈음의 쌀쌀한 바람이 느껴져서 문득 오르비를 들어와보니 시험이 벌써...
-
정답이 아닌,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성공 비결과 스토리가...
-
공부 자극 부탁드립니다 마음에 새기고 공부하고 싶어요 0
저도 이거 쓸 시간에 공부 하는게 맞겠다 싶지만, 내적동기가 더 중요하지만...
-
안녕하세요! 이제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수능 전 마지막 글인데요, 수능...
-
진지글) 수능 직전 모의고사 성적에 일희일비 할 필요없음 36
재수 시절 의대관에서 11월 더프인지 강모인지 모르겠지만 수능 전주에 마지막...
-
내가 문제랑 지문 써서 내면 그게 몇년이고 계속 회자됨 수학 탐구 <<< 얘는...
-
국어 지문 기조 변화 칼럼 읽는데 넘 재밋다
-
안녕하세요. 매일 오르비에 모고 점수 물어보고 낮은 성적으로 ㄱㄴㄱㄴ만 묻다가 한...
-
노베 예비 고3 인데요 어떤가요?
-
10덮 후기 6
국어:92 데넷 (나)지문 못 읽어서 15,16틀리고 11번 1번찍고 전사함 언매는...
-
백건아 교재 뭐 사는 게 제일 좋을까요? 개념은 용기 쌤 듣고 있고 웬만한 건 다...
-
수1 노추에 요아소비 미적 노추에 결속밴드 있는거보고 기립박수쳤다 기하확통 노추도...
-
드릴4 확통 정답률 8~90% 정도 되는데 이해원s1 풀기에 괜찮은지..
-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92813...
-
정직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
회당 비용이랑 1회 몇시간인지 혹시 아시는분 계실까요.. 학원 전화 계속 안받아서요...
-
4-1만 풀고 4-2는 손도 안댔으면 개추 ㅋㅋ (이런거 하고싶었어…) 연대 연논...
-
7시 20분 쯤에 가서 1시간 반 넘게 기다리니까 긴장이고 뭐고 너무...
-
시험 직후 올린 글(https://orbi.kr/00069454607)에서...
-
답 적어서 나올려고 하는디
-
12번 : 다 구해놓고 답만 못냄 -> 2f(a) = a + 5이고, 근이 3이랑...
-
그정도 맞다고 생각함 ㅇㅇ..
-
100점이고 전국 1등이면 동점자수는 어캐 보는건가요? 설마 100점이 저 혼자는 아니겠죠…
-
시험장의 긴장감? 을 체험하기 위해 갔다왔습니당 ㅎㅎ 답 공유해볼게요(틀렸을수도...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희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입니다! 현재 화성시 현장연구를...
-
예체능 성적표 6
화작 풀고나서 1컷 100예상했는데 1컷 100인듯
-
수능 50일 18
문과 평균 4~5등급인데 평균 3등급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겠죠 가천대나 경기대 꼭...
-
틀린 문제 14번 : 해설 기니까 해설지 읽어보기 20번 : 반지름이 (7x루트...
-
어떻게 대가리가 깨졌는가? 목표 : 오답 2문제 이하 풀이 시간 : 60분 13번...
좋은글이네요 근데 님 22수능에서 국어 1맞은거 보면 똑똑하신것같아요 이번 수능에서 원하시는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화이팅해요
와...하루에 몇시간 공부하셨나요?